지난해 12월 31일 법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불응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한 직후부터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한남동 일대는 각종 교통체증에 몸살을 앓았으며, 진보와 보수단체가 곳곳에서 물리 충돌을 일으켰다. 보수단체 집회에서 연설을 하던 남성이 “김건희를 특검해야한다”고 발언해 끌려내려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서울경제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회현장 곳곳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들을 종합해봤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체증이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거나 촉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출근시간 전부터 인근 도로에 몰린 탓에 출퇴근 시간대 한남동 일대는 혼란의 도가니었다.
진보와 보수 측 모두 관저 인근으로 몰려가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인도는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로 가득했고, 차도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통로인 육교를 건너기 위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은 예사였다. 고가도로 옆 2개에 불과한 차로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난해 31일부터 집회는 바로 시작됐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윤 대통령 지지단체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소추안과 이날 발부된 체포영장이 무효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내란범’이라고 비판했다.
특이한 점은 집회에 ‘이스라엘 국기’도 심심찮게 발견됐다는 것이다. 태극기와 성조기는 보수 집회 때 자주 등장했고 육군사관학교나 해병대 등 군 관련 깃발 또한 익숙했지만, 이스라엘 국기의 등장 이유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의문을 가졌다.
한 보수 집회 참석자는 “왜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우방국이자 미국 경제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이스라엘”이라며 “성경에도 이스라엘과 그 수도인 예루살렘이 등장한다. 공부 좀 하라”고 답했다.
곳곳에서는 말싸움도 벌어졌다. 이달 2일 진행된 집회에서 한 윤 대통령 지지자가 진보단체를 향해 “벌레 XX, 빨갱이 XX”라고 소리를 지르자 진보단체 관계자도 “얌전히 체포나 당하라”며 맞받아쳤다.
다른 곳에서도 진보 측 지지자가 “누가 국회를 총 들고 쳐들어가냐. 우리나라는 말로 하면 말 잘 듣는다”고 외치자 보수단체 측은 “너나 말 잘 들어라.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은 현상금을 걸어야 한다”고 되받아쳤다.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이달 2일 오전 한 보수 단체 참석자 노인은 휴대전화로 진보 측 여성 참석자를 촬영하다 기기를 빼앗기자 “내놓아라”라고 외치며 여성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다. 한 남성은 반대 측 피켓 더미를 들고 도망가다 붙잡혀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이달 3일에는 더욱 격한 상황이 연출됐다. 3일 오후 5시 30분께 한 노년 남성이 관저 정문으로 가려다 경찰의 바리케이트에 막히자 욕설을 하며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벌이다 제압당했다. 다른 남성은 “왜 못가게 막느냐”라며 바리케이트 옆 지하층으로 연결된 계단 난간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휘청거리는 등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한 남성은 도로와 보행로를 나누는 난간 위로 올라서서 경찰들에게 “어디 한 번 막아보라”며 5분가량 대치를 이어갔다. 그는 경찰들 사이로 뛰어내린 직후 현장에서 바로 연행됐다. 앞서 같은 날 오후 12시 20분께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관저 진입로 앞까지 진입해 도로 위에서 연좌 농성을 하다 오후 4시 50분께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공수처가 한 차례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하면서 집회가 길어지고, 좁은 지형 탓에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간 이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광화문과 여의도 등 일반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는 곳에서 발생하지 않던 돌발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3일 오후 1시 30분께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철수한다는 소식이 들린 직후에도 갈등은 계속됐다. 예민해진 양 측 집회 참석자들은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오후 3시 한강진역 2번출구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이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체포영장 중지 소식에 귀가를 하러 인근을 지나던 보수단체 지지자들이 지나간 것이다.
양 측은 서로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쏘아올렸다. 보수 집회 참석자들은 “빨갱이 공산주의자들”, “대통령이 무슨 죄냐”며 입에 담지 못할 심한 말을 하기도 했다. 진보 측 참석자들은 대체로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인원은 참지 못하고 “이제 곧 체포될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집회가 길어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3일 오전 10시 15분께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서 진행된 보수단체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가 발언을 하던 한 남성이 돌연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며 “김건희는 잘못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당황스러워 하던 집회 참석자들은 남성이 “김건희는 특검을 해야한다”고 말하자 이내 고성을 지르며 “내려가라”고 반발했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급히 남성을 무대 아래로 내려보내고 “집회를 하다 보면 간혹 이런 프락치(신분을 속이고 몰래 활동하는 사람)를 볼 수 있다. 신경쓰지 말고 집회를 이어가자”며 집회 참석자들을 진정시켰다.
<출처> 채민석 기자·정다은 기자·장형임 기자·이승령 기자·박민주 기자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GNKRENUOJ
명태균 “대통령은 ‘장님 무사’고, 김건희 여사는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리는 ‘앉은뱅이 주술사’야”
천공 “용산은 사람이 앉을 자리입니다. 수도 서울 최고의 땅이죠.”
합리적은 것은 단 하나도 없었을까. 다시 불붙은 무속인 비선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가운데 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후보자 시절부터 비상계엄 시국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곁에서 논란을 야기했던 무속의 그림자를 공개한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소추안 가결로 충격과 혼돈에 휩싸인 대한민국. 특히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군의 선거관리위원회 투입과 요인 체포를 지시한 내란 기획자로 지목돼 체포되면서, 그 치밀한 계엄 계획에 대한 공포 또한 치솟고 있다.
그의 수첩에는 ‘북한의 공격 유도, 사살’ 등 섬뜩한 문구도 적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가 전역 후 점집을 차린 역술인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무속인 비선 논란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보인 행동을 보면 현재의 상황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미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왔던 윤석열 후보자. 김건희 여사와도 친분이 있었던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그 배후로 지목된 데다, 그가 윤석열 캠프의 네트워크 본부 고문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속 논란이 시작된 바 있다.
여기에 대통령의 스승을 자처한 ‘천공’과 자칭 ‘지리산 도사’라는 명태균 씨가 대통령 부부에게 조언하거나 공식 업무 및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대통령 부부의 멘토인가, 국정 농단 비선인가'라는 주제를 내놓으면서 그동안 천공과 명태균의 발언에 주목했다. 명태균의 "대통령은 ‘장님 무사’고, 김건희 여사는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리는 ‘앉은뱅이 주술사’야”, 천공의 "용산은 사람이 앉을 자리입니다. 수도 서울 최고의 땅이죠"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인식했다.
대통령 당선 후, 안보 공백 및 보안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추진된 용산 대통령실 이전. 그 배후에 무속이 있다는 의혹은 사실일까.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논란이나 영일만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에도 이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은 괜한 의심일까. 구속된 명태균을 제외하고, 제작진이 어렵게 행방을 추적한 스승 천공과 건진법사는 무속 비선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또 다시 시작된 무속인 논란에 국민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김건희의 종묘 무단 차담회, 국가유산청이 사과문 냈다
“이런 사례 없도록 관련 규정 정비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조선시대 왕실 사당인 서울 종묘 안 옛 건물에서 규정된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외부 인사들과 차담회를 벌인 데 대해 관리부처인 국가유산청이 공식 사과문을 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7일 누리집에 본부장 명의로 된 사과문을 내어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장소 사용 허가 관련 규정 해석에서 엄밀하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드린다”고 공지했다.
본부 쪽은 김 여사의 차담회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9월3일 궁능유적본부 종묘관리소의 망묘루에서 진행된 행사”라고 밝힌 뒤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2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는 김 여사가 공식 허가를 받지 않고 사적인 목적의 차담회를 종묘 안 망묘루에서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를 국가행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개인적인 이용의 소지가 있다. 사적 사용이 맞다”고 답변했다.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는 궁궐이나 종묘 안 장소를 사용하려 할 경우 궁능유적본부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국가유산청장 또는 궁능유적본부장이 주최·주관하는 행사, 국가원수 방문,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일 행사 등 국가 차원의 주요 공식 행사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막 나가는 윤석열 측 '체포영장 집행' 공수처장 등 무더기 고발
영장 집행 막을 부대 추가 배치 요청 거부한 경찰청 차장·국방부 차관도 고발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이호영 경찰청 차장, 김선호 국방차관 등 150여 명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적극 저항하면서 불응한 윤 대통령 측이 '위법한 영장' 운운하며 '적반하장'행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5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내란사태 관련 주요 수사 책임자를 비롯해 공수처 이대환 부장검사, 박상현·이현주·최장우 검사 및 수사관 등 30여 명,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 등 모두 150여 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치상·특수건조물침입·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먼저 오동운 공수처장에 대해 "지난 1월 3일,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음에도 경찰 특수단을 지휘해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며 "이 과정에서 공수처와 경찰 특수단 150여 명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시설인 정문을 부수고 침입하였고, '불법 영장집행'을 막는 경호처 직원들을 폭행해 일부가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관할권 없는 법원에 신청한 위법한 영장"이라며 "영장담당판사가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110조 및 제111조의 적용을 배제한 위헌적인 영장(을 발부했다)"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경호처장의 요청을 거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장(박종준)이 이호영 경찰청 차장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에게 관저지역 경비부대의 증가 배치를 요청했으나 이들이 거부했다"며 "공수처가 정문을 부수고 진입하는 것을 방치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장뿐 아니라 경찰청 차장 및 국방
부 차관, 서울시경찰청과 용산경찰서 관계자 전원을 공수처의 위법한 영장 집행에 적극 공모한 공범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 경호에 대한 지시불응과 항명은 국가 안보의 근간인 대통령 경호 체계를 뿌리째 흔든 중대한 사건"이라며 "경호체계를 바로 세우고자 불법을 저지른 이들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진행한 경찰 측의 '촬영'도 불법으로 몰아붙였다. 이들은 이와 관련 "경찰 특수단은 불법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1급 국가보안시설인 관저에 대한 불법 '촬영'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이에 대해서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9조 위반으로 추가 고발조치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4일) 대통령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촬영해 공개한 유튜버 <고양이뉴스>와 방송사들에 대한 고발 조치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대통령실은 "피고발인들은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헬기와 방송 장비 등을 통해 관저 일대를 촬영했다"며 성명 불상의 유튜버와 JTBC, MBC, SBS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 대통령실은 관저 일대는 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수가 거주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서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보안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유튜버 <고양이뉴스>는 공수처가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을 담으면서 흰색 옷을 입은 인물이 흰색 개를 데리고 나와 관저 주변을 산책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고양이뉴스>는 해당 인물이 김건희 여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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